삼성전자 “스마트폰 성장 둔화” vs “UHD TV로 만회”

 

삼성전자 위기냐 아니냐… 2013년 4분기 영업이익 18% 줄어 8조3000억원삼성전자가 7일 2013년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이든 이익이든 사상 최대라는 내용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4분기 실적에 주목해 ‘어닝 쇼크’와 ‘위기’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연결 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59조 원, 영업이익은 8조3000억 원이라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7∼9월)에 비해 매출은 800억 원(―0.14%), 실적은 1조8600억 원(―18.3%)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국내 기업으로는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처음 돌파했던 걸 고려하면 4분기 실적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현대자동차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위기다”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여러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3분기보다 약 20% 떨어진 5조5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회사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개당 300달러 이상인 프리미엄 제품에서 보급형 제품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09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53.5%를 차지했던 3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은 지난해 34.9%로 줄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했던 게 4분기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 “위기 아니다”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세웠다.

2013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 228조4200억 원, 영업이익 36조77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27조3200억 원(13.6%)과 7조7200억 원(26.6%) 증가한 것이다.

이 액수는 영업이익을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RFS)으로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하다고 삼성전자의 성장이 멈추는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양대 원유집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스마트폰 다음 세대의 확실한 성장동력을 못 찾고 있는 건 삼성전자뿐 아니라 모든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문제”라며 “오히려 삼성전자는 가전, TV, 반도체 등 사업체가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에 더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시장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을 최대한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갤럭시S5가 올해 상반기 중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소치 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이 예정돼 있어 TV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초고화질(UHD) TV 시장의 성장세와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 역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HD TV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올해 최대 3배 정도까지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올해 UHD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4일 2013년 4분기와 연간 경영 실적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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